도미니언

2020. 6. 5. 10:55온갖게임 잡소리

오늘은 좀 특이하게 보드게임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겁니다.

 

도미니언! 2008년 처음으로 발매된 보드게임이에요. 그리고 제가 아는 한, 최근 유행하는 많은 로그라이크 게임들이 채용한 성장방식인 '덱빌딩'시스템의 최초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보다 먼저 덱빌딩 방식을 쓰는 다른 게임이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긴 하지만요.

 

룰을 대충 설명 해볼게요.

 

플레이어는 승점 1점 카드 3장과 동전 1원카드 7장으로 이루어진 덱을 가지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상점엔, 게임 플레이 전에 지정한 8종류의 카드가 놓여지죠. 그 카드들은 매턴 패에 잡힌 동전을 지불하여 구매할 수 있고, 구매한 카드는 자신의 묘지에 버려집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내가 덱에 있는 모든 카드를 뽑아서 사용했다면? 그때 묘지를 셔플해서 다시 덱으로 만듭니다.

 

즉 이 구조는, 초반의 안좋은 카드들로, 돈을 지불해 상점에서 카드를 구매하여, 이후의 내 덱을 강화해 가는 구조라는 거죠. 상점에 있는 카드 중에선, 내 패의 카드를 골라 영영 내 덱에서 제거해버리는 카드라든지, 상대 덱에 패 순환을 방해하는 카드를 집어넣는 카드라든지도 있죠. 값이 비싼 카드는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하지만 그만큼 더 효율적으로 이후의 전개를 돕습니다. 회전률이 안좋은 카드를 몽땅 제거하고, 회전률이 좋은 카드로 덱을 가득 채우면, 덱의 카드를 전부 소모할 때 까지 무한루프를 성립시킬 수도 있어요.(그턴에 사용한 카드는 묘지셔플 때에도 덱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진짜 무한루프가 되면 안되니까요 ㅎㅎ;;)

 

어디서 많이 본거 같지 않으십니까?

 

게임을 어느정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알법한, 한때 다키스톤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유튜브 영상을 양산해낸

 

슬레이 더 스파이어

 

와 매우 흡사하다는 걸 알 수 있을거에요. 

 

 

말하자면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도미니언의 테마인 경제와 경영을 전투로 치환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이 시스템은 전자게임으로 할 때도 매력적이지만, 보드게임으로서도 매우 합리적인 구조입니다.

 

일단 기존 룰은 그대로 둔 채로, 상점카드만 추가 발매해도 계속 장사가 되요. 현재 까지 무려 6개의 확장팩이 발매되었으며... 그중 최신은 2020년에 발매되었습니다. 보드게임 답지 않을 정도로 업데이트가 시원시원하네요.

 

매번 한 게임을 끝내고 다른 게임을 시작할 때, 여러개의 카드 중에서 8종류를 선택하여 상점을 세팅 한다고 했죠?
이 방식 덕분에 도미니언의 매 판은 마치 다른 게임을 즐기는 것처럼 구도가 완전히 바뀝니다. 어떤 상점에선 루프덱이, 어떤 상점에선 강화덱이, 어떤 상점에선 골드덱이 가장 효율적일 수 있다... 뭐 이런 식이죠.

 

그리고 그 상점의 카드 숫자는 한정되어있으므로, 많은 플레이어가 노리고 있는 덱 컨셉은 그만큼 약해진다는 점도 더해집니다. 

 

카드게임으로 하는 것 치고는 굉장히 운영에 신경 써야하고. 비슷한 실력의 사람들이 모여서 하면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죠.

 

물론 그 점 때문에 하드코어한 유저들은 빡세게 즐기지만, 라이트한 유저들에겐 어렵게 다가오는 게임 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미니언의 단점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볼까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단점은 카드의 효과에서 가장 핵심적인 파트를 차지하는, 골드/액션/구매 카운트입니다. 예시를 먼저 드릴게요.

 

무난한 만큼 강력한 카드인 시장

일단 룰 설명을 보충하자면, 액션카드를 사용하기 위해선 액션 카운트를 1회 소모해야합니다. 각 플레이어는 매턴 1회의 액션카운트, 1회의 구매카운트를 가지게 되요. 그러면 보통은 액션을 한 턴에 1회밖에 못하고, 구매도 1번밖에 못하겠죠? 그런 부분을 보충해주는 카드가 위의 시장 카드 같은 카드들인 겁니다. 대충 보시면 액션 수치가 1회 추가된다고 써있기 때문에 시장을 사용해도 추가로 액션수치를 받아 다시 한번 더 액션카드를 내려놓을 수 있게 되는 원리인겁니다. 덤으로 구매횟수도 늘어나서 이턴 2회의 구매를 진행 할 수 있으며, 돈도 1원 주고 카드도 1장 추가로 뽑겠네요.

 

이렇게만 보면 무슨 문제점인가 싶겠지만, 도미니언의 후반부.. 특히 루프덱들은 저런 카드를 몇장이고 내려놓습니다. 그러면 그때부터 지옥같은 카운팅이 시작되죠.


"어...어... 지금 남아있는 액션이 5회이고 구매횟수는 13회에다가 골드는 현재 17이니까..."

 

한턴 한턴은 길어지고, 진행될수록 더더욱 길어져서. 자신의 차례가 아니면 그냥 손가락 빨면서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게임 구조 특성상 후반부는 지루하고, 복잡해진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고 싶습니다.

 

 

 

도미니언을 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https://dominion.games/index.html

 

Dominion Online

 

dominion.games

요 사이트에서 무료로 기본버전을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확장팩까지 하려면 유료고요 ㅎㅎ

 

AI 1명이랑 해서 이길 수 있을 때 까지 해보시면 충분히 실력을 키우실 수 있을겁니다. 저는 한 10판정도 깨지고 나니까 감이 잡히더라고요.

 

보드게임의 한계 덕분에 이런저런 단점이 있지만, 분명히 좋은 시스템을 갖춘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오후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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