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29. 19:47ㆍ온갖게임 잡소리
오늘 떠들어볼 게임은 단간론파입니다.
제가 이 타이틀을 처음접한건 거의 5~6년쯤 된 일이네요. 애니메이션 단간론파를 본게 처음이거든요, 하지만 이 게임을 한 건 최근입니다. 그럭저럭 재밌게 엔딩을 본거 같네요.
일단 게임을 하면서 놀란 것중 하나는 무려 5년이 넘는 긴 시간만에 접하는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대략적인 내용이 기억이 난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완벽하진 않아서 어떤 에피소드는 피해자만 기억난다던지 어떤 에피소드는 살인자만 기억난다든지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있었지만 캐릭터가 워낙에 뚜렷해서 그런지 그런것들이 기억나는 것만해도 신기했어요.
게임은 친구와 함께 진행했는데, 중간중간 뭔가가 기억날때마다 이 기억이 정확한 기억인지, 아니면 잘못된 기억인지, 이걸 알려주는 건 스포일러인지 아닌지 엄청 고민했었네요.
저는 추리게임을 거의 해본적이 없었지만. 피지컬 게임보다는 뇌지컬이 취향이라, 컨트롤 난이도를 최소로, 추리 난이도를 최대로 하고 플레이했습니다. 하면서 느낀 건 크게 3가지, 추리게임의 논리싸움의 한계와, 독특한 캐릭성, 수집요소 정도네요 하나씩 읊어보죠.
1. 논리싸움의 한계
이건 스포일러를 하고 싶지 않으므로 자세하게 다루진 않을 겁니다만, 아마 단간론파 뿐만 아니라 모든 추리게임에서 겪는 문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령 예시를 들어볼까요.
만약에 누군가가 방에서 빠져나간 흔적을 제시하라고 게임에서 요구했을 때, 제작자가 정해둔 정답 A가 있다고 했을 때.
유저는 A 뿐만 아니라 B도 충분히 그 흔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거죠.
이런식으로 유저가 꼭 제작자가 생각해둔 정답 외의 것을 정답이라고 생각하며, 또한 그것이 정답이라고 느낄 수 있는 근거를 생각해 냈을 경우, B를 냉정히 오답처리 해버리는 것은 유저 입장에선 '망겜이네'소리가 나오기 딱 좋은 상황이 되버립니다.
이러한 문제는 A라는 답안이 너무나도 명확하고 간단하면 덜 발생하고, 좀 꼬이고 복잡하면 엄청나게 발생하죠. 너무 쉬우면 추리게임으로서의 의미가 사라지고 어려우면 위와 같은 문제가 쏟아질태니 고민될 수 밖에 없네요.
2. 독특한 캐릭성
단간론파는 이른바 살인학급을 표방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학급에 모인 학생들을 가둬두고, 그 안에서 살인을 해야만 탈출할 수 있다는 규칙을 내걸어 둔 상태죠. 단, 살인을 하고 난 후 열리는 학급재판에서 모두를 속여 살인자로 지명당하지 않는 것에 성공해야 된다는 것이 이 탈출의 조건입니다. 또한 살인을 저지르지 않은 나머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살인자로 지명할 경우 모두가 죽게 되므로, 반드시 살인자를 찾아야만 한다는 규칙이로군요.
독특한 캐릭성은 개인적으로 단간론파의 최대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규칙상 캐릭터들은 한번에 쏟아내듯이 유저에게 던져지는데, 보통의 매체에서 이런 방식을 하면 굉장히 손쉽게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잊혀지게 되죠.
단간론파의 캐릭터들은 처음 딱 보이는 외형부터, 말투 행동 성격 하나하나가 과할정도로 캐릭터성으로 넘쳐납니다. 그로 인해서 보자마자 이름은 기억하지 못할망정 그 외형과 특징은 기억에 남게되죠.
특징하니까 생각났는데, 이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학생들은 모두 '초 고교급 OO' 이라는 식으로, 세간에서 인정받는 엄청난 특기를 가지고 있다는 설정입니다. 이 설정은 얼핏보면 말이 안될정도로 과한데, 초고교급 프로그래머는 거의 완벽한 인공지능을 노트북에 구현했다 수준이죠. 하지만 이러한 무리수격의 설정들도 다 넘어갈 수 있는 특유의 분위기를 잘 구현해 놓았죠. 당장 외형부터 무리수격인 분도 있으니...
이러한 캐릭성은 각각의 캐릭터를 유저의 뇌에 거의 각인시키듯이 뚜렷한 인상을 남기고, 플레이어가 추리하는 과정에도 빠지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서 묻히거나 무의미한 캐릭터가 거의 없는 효과를 냅니다.
또한 해당 캐릭터들과 대화도 풍부하게 준비되어 있으며, 그 대화로 각 캐릭터들의 과거 이야기를 들을수도 있죠. 여러모로 캐릭터에 힘이 빡 실린 게임이었네요.
3. 수집요소
단간론파는, 재판의 진행과 대화 등등은 비쥬얼노벨처럼 처리하고 있습니다만은, 각 방의 조사는 아래처럼
그리고 그러한 방들에 가는 이동방식은 1인칭 시점에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맵은 엄청나게 방대하진 않더라도 충분히 학교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넓이를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서 유저는 생각보다 여기저기 엄청나게 이동해야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조사나 이동의 사이사이에 모노쿠마 메달이라는 것을 얻을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그리고 모노쿠마메달로는 아이템 뽑기를 할 수 있고, 그 아이템들을 각각 선호도가 맞는 캐릭터에게 선물하면 친밀도를 높힐 수 있는 방식이로군요.
또한 그런 식으로 친밀도를 쌓으면 캐릭터별로 과거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캐릭터 스킬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노쿠마메달 쪽은 너무 많아서 도전할 엄두가 안날 지경이고, 캐릭터 친밀도와 스킬은, 누가 먼저 죽는지 , 누가 살아남는지를 완벽하게 알지 못하면 전부 모으는 것이 불가능해서, 결국 반복회차를 해야 완전 수집이 되는 구조입니다.
뭐...... 깊게 파고 싶은 유저들을 위한 장치이고, 이런거에 재미를 느끼는 유저도 분명 많겠지만, 개인적으로 다회차 플레이를 지양해서 이 부분은 좀 그랬어요.
특히 캐릭터 스토리 부분은.... 궁금하긴 엄청 궁금한데, 수집할 수는 없어서 매우 찝찝했습니다.
대충 이 정도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이 찝찝했습니다로 끝나서, 이 게시글의 목적이 애매합니다만은, 뭐 어쩌겠어요. 이러려고 만든 잡소리게시판인데 하하하
단간론파는 요약하자면, 지극히 강력한 캐릭성을 무기로 삼은 추리게임입니다. 혈흔이 낭자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잔인하다고 느낄 정도도 아니고, 스토리를 곁들인 추리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한번 쯤 해볼만 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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