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루젼 커넥트

2020. 10. 8. 11:14온갖게임 잡소리

와.... 진짜 너무 오래 쉬었습니다.

 

UI쪽 공부를 했는데 이미지 건드리는 게 너무 어렵더군요. UI가 대충 마무리 됬기에 다시 돌아와 봤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게임은 미친듯이 해왔기 때문에 또다시 잡소리를 시작하겠습니다.

 

일루전 커넥트는 캐릭터 뽑기를 통한 수집을 기반으로 한 PVE전략 게임입니다.  비슷한 게임으로는 프린세스커넥트, AFK아레나, 여신의 키스 등이 있겠군요.

 

다만 위에서 말한 게임들과 확실한 차이점이 있다면, 이 게임은 요즘 보기 드문 제대로된 '전략'게임 이라는 점입니다.

 

전투 화면

 

게임은 수많은 미소녀 전략게임에서 사용하고 있는 3x3필드에서 이뤄집니다. 그리고 그 위에 SD화 한 캐릭터들이 배치되어있고 마찬가지로 상대쪽 진영에도 같은 방식으로 배치된 캐릭터들이 있고 그 양쪽 진영의 캐릭터들이 정해진 규칙에 따라서 자동 전투를 하는 걸로 보이는 군요.

 

굉장히 흔하고, 또 양산형인가 싶은 구성이지만 하단부의 조작패널의 차이가 이 게임을 완전히 새로운 전략게임으로 만들어놨습니다.

 

이 게임의 배치는 게임 내부에서 이뤄집니다.

 

이게 무슨 소린가 하면, 보통 전투를 시작하기 전에 배치먼저 다 해놓고 전투 시작 누르고 전투 도중에 필살기 버튼만 눌러주는 그런 게임과 달리. 게임이 시작되면 서서히 실시간으로 차오르는 마나를 이용해서, 적의 진영을 읽고 한정된 마나를 최적의 방식으로 소모하여 내 캐릭터를 최적의 장소에, 최적의 타이밍에 둬야 승리할 수 있다는 소리기도 하죠.

 

좀더 자세하게 풀어볼까요?

 

일단 게임을 하기 위해 유저는 자신이 수집/강화 해둔 캐릭터 풀에서 최대 10개체의 캐릭터를 선택해 덱에 넣습니다. 그리고 그 덱을 가지고 전투를 시작하죠. 전투가 시작되면 유저의 필드는 3x3의 오직 한자리에 유저 자신의 캐릭터... 즉 라이프의 역할을 하는 리더캐릭터만 존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리더를 공격하기 위해 적의 병력이 배치되어있고요.

덱은 셔플되어 순서는 랜덤이지만 총 10장의 캐릭터중 4장이 보이는 구조라서 운보다는 전략이 훨씬 중요하게 구성되어있군요.

그럼 적의 병력 배치를 읽고, 주어진 마나를 활용해서 내 캐릭터를 배치하기 시작하고, 그 배치가 반복되어 적의 병력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 상대의 리더 라이프를 완전히 깍는데 성공하면 승리! 라는게 이 게임의 전투구조가 되겠습니다.

 

양산형이 판을치는 미소녀게임판에 나름대로 훌륭한 전투구조를 가지고 온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걸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컨텐츠도 충분히 준비해놨고요.

 

 

기본적으로 모든 pve 스테이지는 적의 행동이 랜덤이 아니라 고정되어있습니다. 이로 인해서 유저는 자신이 패배한 스테이지에 다시 도전할 때 상대의 행동을 완전히 숙지한 상태로 재도전 할 수 있는 구조죠.

 

이는 다크소울이나 세키로 같은 게임에서나 보이는 '유저가 성장하는 게임'의 구조와 흡사합니다. 다크소울에서도 그렇죠. 갑자기 코너에서 기습을 당해 죽게 되면, 'YOU DIE'문자가 유저를 반겨주고, 그럼 유저는 그걸 학습해서 부활한 후 코너를 돌 때는 방패를 그쪽 방향으로 막으면서 이동한다든지의 행동을 할겁니다.

 

일루전 커넥트에서도 그런 구조가 꽤나 돋보였습니다. 적이 2체의 소환수를 전개했길래, 바로 패의 가장 강력한 광역딜러를 사용해서 그걸 쓸어버렸더니, 바로 이어서 6체의 소환수를 전개 해버리는거죠. 그 개체차이로 끔살당하고 나면, 다시 도전할 때에는 2체가 나왔을때는 그냥 탱커로 버티다가, 이어서 6체가 소환되면 그때서야 아껴뒀던 광역딜러로 그들을 쓸어버리면 되는 겁니다. 그게 반복되면 일루전 커넥트의 정교한 전투시스템 속에서, 5트, 10트를 해서라도 내 앞을 가로막은 저 시련을 깨부수는 희열을 느낄 수 있게 되죠.

 

캐릭터 구성도 그에 걸맞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게임의 캐릭터 평균 코스트는 14포인트인데, 8포인트의 샹테카 라는 탱커는 패시브 능력으로 배치시 15초간 무적이라는 극단적이다못해 황당한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최저등급의 캐릭터이고 공격력 수치가 너무 낮아 중반부 이후로는 기용되지 않지만, 초반에는 적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2~3회의 공격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훌륭한 단일탱커죠.

그 외에도, 적의 회복스킬을 반전시키는 캐릭터, 적의 마법사에게만 극딜을 퍼붓는 캐릭터, 아군이 죽을때마다 코스트가 낮아지는 캐릭터 등. 전략게임에 걸맞는 극단적이고 활용성 높은 캐릭터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다만 제 취향에 맞게 하려면 조금 더 극단적이었으면 하는 바램이 없는건 아닙니다.)

 

 

 

뽑기를 굉장히 싫어하긴 하지만, 그걸 충분히 상쇄할만큼 수없이 많은 뽑기 기회를 제공하고. 게임성도 훌륭해서 꽤 즐기고 있군요.

 

지금까지 칭찬 일색이었으니 마무리로 좀 까보겠습니다.

 

 

일단 스토리 진행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FGO수준으로 이목을 확 끄는 강렬한 스토리를 가진것도 아니고,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걸카페건' 만큼 라이브2D가 유려한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프린세스커넥트럼 애니메이션 보는 기분으로 할 수 있는 게임도 아닙니다. 게임이 재미있어서 붙잡게되다보니 스토리는 볼려고 하다가도 급 귀찮아져서 스킵버튼을 누르게 되더군요.

 

덤으로 기타 컨텐츠들은 정말 매력적인데에 반해, 게임의 중심이 되는 메인스테이지가 정말 끔찍합니다. 스토리가 중간중간 나오는 것도 처참한데, 이놈의 난이도가 문제에요. 적의 성장폭이 너무 작습니다.

 

위에도 말했듯이 이 게임의 참된 재미는 전략게임이고, 어려운 적이라고 하더라도 유저의 전략을 활용해서 그것을 극복해내는 것으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구조거든요? 그런데 이 게임의 메인 스테이지는 초반부 챕터를 제외하면 한 챕터별로 40~60개가 넘는 어마무지한 숫자의 스테이지를 던져줍니다. 그리고 그 스테이지는 정말 찔끔찔끔 어려워져요.

대충 예를 들자면 6-23 스테이지의 전투력이 80500이면 6-24 스테이지의 전투력은 80800 입니다.

이건 진짜 지독한 처사에요.

전략을 충분히 활용하면 60000대의 전투력으로도 80000대의 스테이지를 꺨 수 있을 만큼 정교한 전투시스템이지만, 저 빌어먹을 스테이지 난이도 설계는 그걸 할 의욕을 완전이 찍어 눌러버리죠. 10트 20트 해서 간신히 6-23을 깨면 뭐합니까. 그거랑 거의 같은 난이도의 다음스테이지가 다른 패턴으로 기다리고 있는 데다가, 보상도 허무할정도로 작은걸요.

만약 각 챕터별 스테이지를 10개 이하로 확 줄여버리고, 보상을 어마어마하게 크게 해뒀다면. 강력한 스테이지에 전략으로 도전하는 맛을 충분히 살릴 수 있었을텐데

 

저렇게 별 차이도 없는 무수한 물량스테이지를 메인으로 내걸어버렸으니, 전략으로 도전은 개뿔, 그냥 오토를 돌려도 이길 수 있을 만큼 육성이나 하다가, 내 전투력이 상대전투력을 20%이상 압도적으로 초월했을때 쯤. "아 이제 메인 밀까?" 하고 오토로 지루하기 짝이없게 30~40개 스테이지를 한번에 쭉 밀게 되죠.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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