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로얄 (2)

2020. 6. 3. 10:34온갖게임 잡소리

클래시로얄에 대한 두번째 잡소리입니다.

 

카드의 성장과 등급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클래시로얄엔 4가지 카드등급이 있어요.

 

일반, 희귀, 영웅, 전설 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이 각 카드등급은 태생레벨을 가져요.

일반은 1레벨에 시작하고,
희귀는 3레벨
영웅은 6레벨
전설은 9레벨에 시작합니다.

 

이전 게시글에서도 설명 드렸듯이 카드의 레벨업은 기하급수적으로 힘들어지죠.
초반에는 전설과 일반카드의 8레벨차이가 절망적으로 크지만, 후반엔 이 차이가 점차 줄어듭니다.

음.... 예를 들어 설명해볼게요.
일반 카드를 기준으로
2레벨에 필요한 카드 수는 2장
3레벨은 4장
4레벨은 10장
5레벨은 20장
6레벨은 50장
7레벨은 100장
8레벨은 200장
9레벨은 500장
10레벨은 1000장
11레벨은 2000장
12레벨은 5000장
13레벨은 10000장의 카드를 요구하거든요?

그리고 높은 등급은, 각자의 태생레벨을 1레벨로 계산해서 필요매수를 생각하면 됩니다.

전설은 9레벨에서 10레벨이 되기 위해 2장이 필요하다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일반카드가 전설과 같은 레벨이 되기 위해선 거의 1000장에 가까운 카드가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그리고 실상 게임에서 전설카드의 드랍률은 일반카드 1000장마다 1장이 나올까 말까죠.

 

이러한 이해 하에서 플레이어가 얻는 카드는 생각보다 재미있는 레벨디자인을 보이게 됩니다.

 

 

초반에, 전설카드를 1장 얻는 시점에서, 그 플레이어는 어느정도의 일반카드를 가지고 있을지 생각해보세요.

 

운이 아무리 없어도 첫 전설카드를 얻는 시점에선, 일반카드를 2000장 정도는 먹었을거에요. 운이 좋다면 더 적은 일반카드를 먹은 시점에서 빠르게 전설을 먹을수도 있지만요.

하지만 일반카드의 종류는 1종류가 아니죠? 저랩구간이라 해금된 카드가 적다해도 10종류는 있을거에요.

그러면 2000장의 일반카드는 10종류에 나뉘게 되고 그에 따라 각 일반카드는 100~300장 정도 모여있는 상태겠군요.

 

그러면 그때 일반카드의 레벨은 6~7레벨... 아주 운이 좋아 한카드에 집중된다 해도 8레벨 정도가 고작입니다.

그 시점에서 얻은 전설카드의 위력은 아주 대단하죠. 심지어 전설카드가 다음레벨.. 즉 10레벨이 되기 위해선 2장이 필요한데. 이미 1장이 있으니까 1장만 더 중복해서 얻으면 바로 10레벨이 됩니다. 어쩌다 운좋아서 중복으로 뽑으면 바로 레벨이 올라가니 일반카드와의 격차가 더 늘어나게 되죠.

 

엄청난 공격력도, 엄청난 체력도 가지지 못했지만, 특유의 유연한 대처(상대를 감전시켜 잠시 스턴)능력과 소환 위치에 즉발적으로 감전마법을 작용하는 일렉트로법사.... 사기는 아닌데.... 이 카드가 들어가고 안들어가고로 덱의 안정성이 크게 늘어난 다는 것은 절대로 부정할 수가 없다.... 말하자면 잡덱도 덱답게 만들어주는 카드...

하필이면 전설카드라서, 초보자때엔 누구나 원하는 카드이다.  만약 첫 전설이 일렉트로법사라면 초기구간이 쉬워진다. 덱 구성을 잘 못맞추는 초보가 만든 잡덱도 덱파워를 발휘하게 만드는 카드니까..

 

 

그렇게 초반부에는 어쩌다 얻은 높은 등급의 카드들이 게임의 주축이 됩니다. 플레이어는 새로운 카드를 얻을 때 마다 기분좋은 강력한 카드를 체험할 수 있겠군요. 어쩌다 뽑은 고랭크의 카드가 강력하게 느껴지는건 성장의욕도 불러일으키고. 게임을 쉽게 만드는 묘미도 있습니다. 고랭크가 쎄고 고랭크 위주로 덱을 짜도 무난하게 나쁘지 않은 구성이 되는거에요.

 

하지만 게임의 후반으로 가면 이 관계는 역전됩니다.

일반카드는 얻기 쉽고, 전설카드는 얻기 어려우며, 놀랍게도 각 카드의 종류 수는 그렇게 많은 차이가 있지 않아요. 전설카드의 종류도 일반카드만큼이나 많습니다. (약간의 차이는 있었던거 같습니다만)

 

그런 상황에서 게임이 계속되면 제 경험상 레벨 11~12 구간에서 일반카드가 다른 랭크의 카드들의 성장도를 뛰어넘기 시작하고, 당연히 만랩에 가장 먼저 도달하는 것도 일반카드가 됩니다.

 

이 시점에서 플레이어는 이미 이 게임에 거의 완벽하게 숙달된 상태가 됩니다. (제 기준 반년정도 걸렸어요.) 이때엔 플레이어는 자신의 덱을 일반카드로 가득채울것인지, 아니면 덱의 빈틈을 해소해줄 고랭크 카드를 끼워넣을것인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게임에 지극히 숙달된 이 시점의 유저들은 메타덱에 대한 지식도 갖추고 있고, 인게임에서 제공하는 랭커들의 대전 영상도 충분히 시청한 상태니까요. 

덱메이킹이 가능하고, 각 카드들의 상성관계를 알고있는 유저들에게 이 시점 이후의 게임은 단순한 고랭크카드 뽑기 게임이 아니라. 생각보다 잘 만들어진 e스포츠로 다가옵니다.

 

 

하물며 클래시로얄은 모든 카드를 레벨 9로 하향조정한체 즐길 수 있는 토너먼트시스템역시 가지고 있어요. 자신이 진짜로 실력에 자신 있다면 딱 9레벨까지만 카드를 키워두면(아마 1~2달 정도 걸릴겁니다. ) 완전히 공평한 조건을 가지고서 전 세계의 사람들과 대전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이때 이 토너먼트는 하스스톤의 투기장을 떠올리시면 될겁니다. 3번지면 끝나고 12번 이길때까지 지속할 수 잇으며 12승 보상은 사소한 입장료를 몇십배로 불린 보상으로 돌아오죠. 말 그대로 실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습니다.

 

물론 이 '실력만 있으면'은 진짜 장난아니게 힘듭니다. 이 토너먼트의 유저 수준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높고, 당신이 몇달정도 해서 익혔다고 생각한 실력을 가볍게 즈려밟을 1년차 2년차의 고인물들이 즐비하니까요. 이 게임은 무려 '프로게이머'가 있을 정도의 지극히 실력지향적 게임이라 생각보다 마스터하기 어렵습니다.

 

이 이야기도 해야겠군요.

클래시로얄은 조작법은 간단한데, 마스터하는 것은 겁나게 어려운

easy to play, hard to master 를 거의 완벽하게 구현한 게임 중 하나입니다.

 

마나가 채워지는대로 적당한 위치에 병력을 놓으면 될 뿐인 게임입니다. 조작법은 진짜 이거 하나에요.

내 패에서 카드를 드래그해서 필드에 놓는다.  그것만으로 내가 놓은 병력들은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메커니즘을 따라 적에게 진격하고 (길을 따라 적의 타워로 진격합니다.) 전투하죠 (가장 가까운 공격대상을 공격합니다.)

 

그런데 이 게임에서 완벽한 승리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은 이 단순한 조작법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고차원적 숙련을 요구합니다.

 

일단 내 병력의 이동경로와 속도를 잘 인지해서, 내 타워(타워 역시 사거리 안의 적을 공격합니다.)는 적을 때리고 상대타워는 자신을 때리지 못하는 절묘한 위치에서 전투가 벌어지게 해야하며.

뚜렷한 상성관계를 활용하기 위해 상대가 대응하기 힘든 위치에 상성병력을 정확하게 찔러 넣어야하고.

상대의 덱 구성을 암기해서 다음에 상대가 그 카드를 냈을때 어떤 카드로 대응 할지를 확실하게 한 다음, 그를 위해서 해당 카드를 패에 아끼고 있어야겠죠.

반대로 상대가 내 특정 카드를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한 카드를 섣불리 소비했다면, 그틈을 노려서 그 카드를 활용해야할 것이고요.

각 카드는 효과가 작용하는데 1초의 딜레이가 있는데... 상대가내려놓을 카드를 예측해서 그걸 대응하는 카드를 딜레이 없이 작용하도록 하는 심리전조차 필요하죠.... 

 

 

뭐 오늘은 여기서 접겠습니다. 설명하면서도 느끼지만 실력겜을 원하신다면 분명 해볼만한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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