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오리진(1)

2020. 7. 18. 19:27온갖게임 잡소리

오늘 이야기해볼 게임은 라스트 오리진입니다.

 

 

라스트오리진은 출시한지 1년 반 정도 된 모바일 수집형 srpg 로 상당히 많은 게임에서 채용하고 있는 자원~제조 방식의 게임이며, 전투 방식은 3x3타일의 속도값 기반 턴제전투입니다. 흠, 요약한 문장이 지나치게 성의없어서 제가 봐도 뭔소린지 모르겠군요. 이 글에서는 제조방식과 유저 경험을 중점으로 다뤄볼게요.

 

자원~제조 방식은 아마 이전의 전신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알기로는 소녀전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캐릭터 수급 방식이로군요.

 

 

이런식으로 자원을 넣으면
제조 공정에 들어가서, 시간을 들인 끝에 캐릭터가 찾아오는 방식

이 방식의 장점은, 캐릭터 뽑기가 유료재화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저 입장에선 느긋하게 파밍만 하다보면 온갖 캐릭터를 전부 얻을 수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적어도 라스트오리진에서는, 뽑기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중, 뽑기용으로 분류되는 저 초록색 물방울이 부족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부족한건 다른 자원이죠.

 

게다가 저 자원들은 3가지나 되는 주제에, 인게임 내에서 스테미나 역할도 하기 때문에 (특정 파티를 출격시키면, 파티 구성원에 해당하는 자원이 모소됩니다.)  내가 구성한 특정 파티가 영양 같이 특정 자원을 소모한다면, 아무 생각 없이 파티를 출격시키다 보면, 영양만 0이 되서, 아무것도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죠. 그러면 그땐 또 영양을 적게 사용하는 파티를 구성해본다든지 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는 저 방식이 굉장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저 방식을 미리 잘 알고 있는 다른 가챠게임에 비교해서 설명하자면 (퍼드나, 페그오나, 프리코네 같은?) 스테미나를 사용해서 가챠를 할 수 있다고 보시면 될것 같습니다. 만약에 자신이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큼 여유롭다면 쌓여있는 자원으로 부대를 출격시켜서 스테이지를 파밍하는 쪽이 더 효율적이고, 반대로 파밍을 할 상황이 안된다면, 그냥 쌓여있는 자원으로 캐릭터를 뽑으면 되죠. 라이트유저도 하드유저도 납득할 수 있는 방식이며 이러한 느긋한 파밍+수집의 양상은 실제로 pvp요소를 게임에 조금도 넣지 않은 라스트오리진이기에 더 빛을 발합니다.

 

라스트오리진엔 한정 캐릭터가 없습니다. (스토리상 오직 한 개체만 존재해서, 한번밖에 얻지 못하는 캐릭터가 있긴 하지만, 그냥 스토리를 진행하면 모두에게 확정적으로 지급되는 캐릭터 입니다.)

 

모든 캐릭터는 출시 직후에는 얻기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그 캐릭터를 드랍하는 스테이지가 업데이트 됩니다. 실제로 저는 라스트오리진의 초기에 3달정도?(정확한 기간은 모르겠네요.) 꽤나 열심히 이 게임을 했었고, 무과금으로 도감 100%를 채우기도 했었죠.

 

무과금이 손쉽게 최전선에 도달해서 엔드컨텐츠를 즐길 수 있었고, 또한 도감 100%라는 타 게임에서는 핵과금러들 조차 쉽지 않은 업적을 달성했다는 이야기는, 유저가 캐릭터를 얻는 것에 거의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는 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적은 게임성은, 유저들이 지갑을 열게 하는 것에는 부적합 할 수도 있습니다만, 적어도 유저가 게임을 때려 치는 사태를 막는 것에는 꽤나 효율적이죠.

 

또 pvp요소가 전혀 없다고 했죠? 이는 유저간의 전투 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경쟁요소가 게임 내에 아예 없다시피 합니다. 어떻게보면 라스트오리진은 철저하게 싱글게임이에요. 스토리 그대로 세계에 오직 당신 한명만이 유일한 인간이고, 나머지는 이쁘장한 캐릭터들 뿐이죠. 타 유저들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누가 더 빠르게 어떤 위업을 달성 했는지, 인게임 내에서는 조금도 신경쓸 일이 없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구성은, 신규 유저 입장에서도 새롭게 시작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구성입니다. 수많은 모바일게임들은, 결국 남들보다 늦게 출발하면, 온갖 컨텐츠에서 패배자의 입장을 경험해야하고, 먼저 시작해서 먼저 랭킹을 차지한 사람들이 이득을 얻는다고 생각하면, 선뜻 손이 안가거든요. 

 

적은 스트레스로 유저 이탈을 최소화하고, 경쟁요소를 삭제하여 신규 유입을 쉽게 한 라스트오리진의 정책은, 중소기업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인지도를 달성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물론 위에서 말했듯이 적은 스트레스의 게임은 유저가 지갑을 열게 하는 것에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지만, 라스트오리진은 매출과는 별개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즐겼고, 또 상당히 많은 코어팬층을 확보하는 것에 성공했어요. 물론 한국에서 만든 게임이라는 점이 어느정도 작용했겠지만, 적어도 한국 내에선 매출순위와는 압도적으로 비교될 정도로 많은 양의 팬아트와 팬픽이 쏟아지고 있죠. 이렇게 게임 외적인 인기를 확보해놓은 게임은 쉽게 망하지 않을 뿐더러, 게임 외적으로도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겁니다.

 

 

 

쓰다보니까 칭찬 일색이군요. 그럼 다음 편엔 전투시스템과 더불어서 단점을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온갖게임 잡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AFK아레나  (0) 2020.07.23
라스트 오리진(2)  (0) 2020.07.21
일곱개의 대죄(2)  (0) 2020.07.17
일곱개의 대죄(1)  (0) 2020.07.16
리니지2레볼루션  (0) 2020.07.07